퇴행성 관절염은 연골이 닳아 무릎 관절이 충돌하면서 통증을 주는 질환이다. 연골 조직은 관절 사이에 자리하여 뼈와 뼈가 직접 닿는 것을 막아주고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직립 보행을 하는 인간이라면 중력이 무릎으로 전달되는 것을 막을 수는 없고, 필연적으로 스스로 재생되지 않는 연골 조직이 닳아 없어지는 퇴행성 변화를 피하기는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건강보험공단 보건의료 빅데이터 국민관심질병 통계 자료에 따르면, 고령화 추세와 맞물려 2012년 퇴행성 관절염 환자 수는 328만 명에서 2016년 368만 명까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마찬가지로 인공관절수술을 받는 사람도 늘어나면서 건강보험공단에서 무릎 인공관절 전치환술에 지불하는 요양급여비용만 1조 2천억 원이 넘었다.
퇴행성 관절염 환자가 늘어나면서 따라 인공관절수술 환자도 증가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이기도 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보존적인 치료가 더 적합한 환자들이나 아직 수술까지는 불필요하다고 판단되는 환자들이 수술을 받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한다.
즉 빨리 편하게 걷고 싶은 마음이 앞서 성급하게 인공관절수술을 결정하는 사람들은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언제 어떤 기준으로 수술을 결정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알아볼 필요가 있다.
퇴행성 관절염 치료는 1~4기로 나누어진 질환의 진행 상태와 환자 개개인의 특성에 따라 다르게 적용한다. 그 중 인공관절수술은 4기인 말기 관절염 환자에게 시행되는 최종적인 치료 방법이다. 퇴행성 관절염으로 진단되면 보통 더 이상의 진행을 막기 위해 약물치료, 운동치료 등의 보존적 치료를 진행하거나 주사 등의 간단한 시술을 충분히 시행하게 된다.
하지만 충분한 보존적 치료에도 호전되지 않거나 관절 통증이 일상생활을 방해할 정도로 지속된다면 인공관절수술의 적정성을 판단하게 된다. 실제로 말기 환자가 인공관절수술을 받게 되면 통증을 현저하게 줄일 수 있고 보행에도 큰 어려움이 없게 된다.
즉 적절한 시기에 인공관절수술을 받은 환자들은 노년층의 삶의 질이 달라짐을 느끼며 만족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다. 하지만 기존에 튼튼했던 시절의 자기 무릎보다 더 나아질 수는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
가벼운 등산이나 수영 정도는 무리가 없지만 격렬한 운동이나 무릎에 주기적으로 무리를 주는 직업은 피해야 한다. 또한 수술 이후 재발을 막기 위해 꾸준한 관리가 병행되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수원 팔달구 인계동에 위치한 정답병원 조기현 정형외과 전문의는 "인공관절수술은 말기 관절염 환자에게는 꼭 필요한 수술이지만, 이른 시기에 수술할 경우 수술로 얻을 수 있는 장점보다 단점이 더 커질 수 있다"며 "수술 전에 받은 진단은 정확한 것이었는지, 수술 이전에 충분한 보전적 치료를 받았는지 그리고 직업이나 일상생활 등을 모두 고려했는지 환자와 의료진 모두 신중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인공관절수술의 성공 여부는 단순히 인공 관절을 삽입하는 것뿐만 아니라 주변 근육이나 인대 등의 연부조직과의 연결에서 균형을 맞춰주는 것이다"면서 "수술 결과에 따라 인공관절의 수명이 달라지기도 하므로 수술 경험이 풍부한 정형외과 전문의를 찾아 수술 받을 것을 권한다"고 강조했다.
인공관절수술을 받은 고령 인구가 늘어나면서 비교적 가벼운 수술처럼 생각하는 것은 반드시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 정형외과 전문의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인공관절수술 기법이나 의료진 수준은 실제 상당히 높아졌지만, 재수술이 매우 까다로우면서 첫번째 수술만큼의 효과를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삽입하는 인공관절의 수명은 관리하는 사람에 따라 편차가 있지만, 보통 최대 2~30년 정도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평소 꾸준한 운동과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고, 조기 발견을 위해 무릎에 이상 징후가 나타나면 가까운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아볼 것을 권장한다.
[도움말= 수원 정답병원 조기현 정형외과 전문의]